2011년 5월 29일 일요일

[스타트업 바이블 - 배기홍] 을 읽고.

회사원 3년차.사춘기의 절정기를 보내고 있는 나는.갈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나 MBA가 가고 싶어졌다.그래서 구글 알리미로 MBA로 검색 된 결과들을 구독해서 보고 있는데.어쩌다 걸린 기사가 이 책에 관한 소개기사였다.왠지 모르겠는데 책이 그럴싸해보여서 오늘 사와서, 오늘 다 읽었다.


스탠퍼드 대학원에서 경영과학을 전공하고, 와튼 경영대학원 MBA를 다니다가, 뮤직쉐이크라는 스타트업 회사에 뛰어들어 일하고 있는 배기홍이라는 저자가 쓴 책이다. 자신의 경험을 살려 스타트업 회사들이 어떻게 해야 좀 더 잘할 수 있을지를 썼다. 왠지 끌려서 사 봤는데, 역시 돈이 아깝지 않은 좋은 책이었다. 뭐 어찌 보면 뻔한 내용이다.초기 창업에 가장 큰 3요소는 아이디어, 돈, 사람인데 그중에서도 사람이 젤 중요하다라는.



그래도 투자를 받는 방법이라던가, 초기 조직 운영이라던가 등은 자신의 경험을 구체적으로 서술해서 나중에 혹 내가 직접 창업을 하게 된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책장에 잘 꽂아 두었다가, 나중에 필요할 때 다시 한 번 한 줄 한 줄 자세히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그런 창업에 필요한 요소라던가, 주의해야 될 점이라던가. 그런 것보다 가장 인상이 깊었던 건, 저자의 책임감. 일을 대하는 자세였다. 몇 가지 사례를 들어주는데, 구글 유투브와 협업하기 위해 담당자와 미팅을 했던 내용이 있다.

어떻게 담당자를 만난 후, 연결이 될 때까지 일주일 동안 열다섯 통의 이메일을 보내고, 음성 사서함에 여섯 건의 메세지를 남겼고, 비서와도 세번이나 통화를 했댄다. 결국 전화 한 통을 받게 되었는데, 예상과는 달리 "지금은 바쁘니 두 달 후 다시 연락하자"는 내용이었댄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딱 30분만 시간을 달라고 졸라서, 마침내 유투브 본사에서 미팅을 성사시켜 결국 사업제휴를 이끌어 냈댄다. 

그리고 나중에 담당자가 우스갯소리로 이렇게 얘길 했댄다. "기홍, 뮤직쉐이크가 이렇게 빨리 우리와 일하게 될 줄은 몰랐다. 모두 뮤직쉐이크의 좋은 음악과 기술 덕분이다. 그리고 이렇게 첫 단추를 채웠으니 이제는 날 좀 그만 괴롭혔으면 좋겠어. 네 전화번호 뜨는 것만 보면 무서우니까 말이야." 



나는 지금 회사에서 일을 대하는 자세가 애매하다. 나름 관리직이라, 직접 하는 일은 별로 없고, 남들이 일을 제 시간에 하도록 관리를 해야된다.이게 문제가 뭐냐면. 사건 사고가 터지면 책임을 내가 져야된다는 거. 일은 내가 한 게 아닌데. 또 사건 사고가 터져도 결국 내가 그 일을 직접 자료를 만들고 처리하는 게 아니고. 다시 그 부서에다가 처리하라고. 자료 만들라고 지시를 내려야한다. 이게 참 고역스러운 프로세스다. 일은 해결은 해야되고. 해당 부서에서는 내 책임 아니라고. 못하겠다고 그럴 때도 많고. 게다가 난 사원 3년차인데, 보통 실무부서 엔지니어는 차 부장급.적어도 과장은 이상이니. 윗사람에게 싫은 소리하기 싫어하는 내 성격에 참 안 맞는 일이다. 그래서, 결국 100% 내 실력을 내기보다는 면피할 정도만 하면서 근근히 회사를 다니는 중인데. 이게 참 불행한 일이거덩. 


근데 배기홍씨의 저런 자세가 참 인상 깊다. 그 사람이라고 15번 메일 빠꾸 맞는게 기분이 좋을까. 그래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결국 성과를 내는. 일에 대한 책임감. 사명감. 


내 일이 좀 나랑 안 맞는 면이 있다한들, 세상 어떤 직업이던 행복하기만한 직업이 있을까. 
나도 열심히 하면 지금보다는 내 일을 좀 더 잘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나에겐 저런 책임감, 사명감이 잘 안 생긴다. 내가 지금 왜 이 일을 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솔직히 월급을 주니까. 대기업이니까 안정되어있으니까. 면피성으로만 일을 하는데. 나도 꽤 주체적으로 일하는 거 좋아하는 아이였는데. 이렇게 수동적으로 사는 내 모습이 참 싫기도 하고. 지치기도 하고. 


나도 좀 열심히 살아보고 싶다. 고3 때처럼. 진짜 이 걸 내가 열심히 해서 반드시 성공시키겠다는 꿈을 가지고. 그렇게 살아본 지가 오래되서 꽤나 아득하긴 한데. 그래도, 조금 몸이 피곤하고 스트레스도 받고 그랬긴 했는데. 내가 하고 싶고, 해내고 싶은 일을 하는 편이 왜 이 일을 하는 지 모르겠으면서 그저 수동적으로 열심히하게 되는 것보다는 훨씬 나은 듯하다. 



방법은 두 가지 중 한 가지. 지금 하는 일에 대해 다시 한 번 깊게 생각해보고. 내가 평생을 걸고 해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나 자신을 설득해서 열심히 일 하는 것. 아니면, 조금은 불안정해도 내가 열심히 해볼만한 일을 찾아내고, 그 일에 매진해서 결국 성공시켜 내는 것. 



아마, 이 책이 그 두 가지 중 하나를 결정해야 될 때 많이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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