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3월 22일 목요일

지금 당장 환율공부 시작하라 - 윤채현, 박준민 을 읽고


내 아버지는 대우건설을 다니시면서 전체 직장생활중 10년이 넘는 기간을 사우디 아라비아, 두바이, 나이지리아에서 근무하셨다. 덕분에 달러로 모아놓은 재산이 조금 있으셨는데, 1998년 IMF 위기때 그 동안 모아놓으셨던 달러를 1800원에 팔으셨다. 남들 모두 힘들다고 하는데 오히려 우리집은 그 때 더 넓은 집으로 이사도 가고 집안 형편도 좋아졌었다.

2008년 처음 직장에 취직해서 내 돈을 내가 관리하기 시작하면서, 그 때 한창 유행이던 적립식 펀드를 들어갔다. 주가가 2000일 때 들어갔는데, 환율이 급등하더니 갑자기 수직낙하하는 것이 아닌가.어이쿠야 하고 적립식펀드를 바로 손절매 했었다.

두 가지 경험에서 환율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여러 책을 돌려봤다. 그러던 와중에 최진기가 쓴 경제공부 시작하라는 책이 괜찮아서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지금 당장 환율 공부 시작하라라는 책을 사서 보게 됐는데, 이 책이 좀 애매하다.

저자인 윤채현은 재무부에서 십여 년을 근무하고, CJ투자신탁증권에서 투자 분석 및 운용 기획 팀장으로 일했다. 이론과 실전을 두루 경험한 재무통으로, 현재 한국시장경제연구소 소장으로 있다고 한다. 이 분의 경험을 바탕으로 환율과 주식시장, 부동산, 실물 경제, 금리, 금융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고 있다.

보통 환율책을 보면 이론적으로 설명하는 경향이 있다. 금리가 오르면, 경상수지가 흑자면, 부동산 시장이 오르면, 주식시장이 오르면, 경제성장율이 둔화되면, 통화량이 증가되면,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하는 식으로 조건을 제시하고 그렇다면 환율이 오른다/내려간다라는 식으로 공식을 제시한다.

문제는 이게 꼭 맞지가 않는다는 것이다. 원래 달러가치가 하락하면 반대급부로 원화가치는 상승해야 하지만, 2008년에는 달러가치가 하락했음에도 원화가치는 더 하락했다. 단순히 한가지 공식을 가지고 환율을 예상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위에 말한 모든 조건, 즉 금리, 경상수지, 부동산 시장, 주식시장, 경제성장율, 통화량, 원자재 가격 게다가 그 이외의 주변국 경제상황, 한국의 특수상황을 전부 고려해야한다는 것이 이 책이 주로 주장하는 요지다.

이 책은 초반에는 다른 책이 하듯 기본적인 환율 공식을 설명한 후, 후반에는 이 공식이 적용되지 않는 사례들을 소개하는 데 주력한다. 환율은 그렇게 단순하게 수학문제처럼 풀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면서, 주위 모든 상황을 고려해야만 한다고 주장한다. 물론, 환율 상승/하락시 이 변수들이 일정한 경향을 띄기 때문에 유심히 관찰하면 이 모든 조건이 한 방향으로 가는 순간을 포착해낼 수 있다고는 한다. 문제는 이게 너무 변수가 많아서 보면 볼수록 환율 예상하는 것이 과연 가능하기나 한가하는 생각까지 든다는 것이다.

물론 자신은 해냈다고 한다. 모두가 환율을 틀리게 예상할 때, 남들이 고려하지 못한 부분을 감안하여 올바른 환율을 예측해 낸 사례들도 제시한다. 오오.

결국 책을 읽고, 뭔가 더 정리가 되지 않은 느낌이 들었다. 그렇다면 과연 저자 윤채현 소장은 현재의 환율과 미래의 환율을 어떻게 보고 있나 싶어서 네이버에서 검색을 해봤다. 어디 경제신문에 칼럼정도는 쓰지 않으실까 싶어 찾아봤는데, 없다. 그래서 윤채현 소장이 만든 한국시장경제연구소 홈페이지 http://www.kmeri.co.kr 를 가봤더니 몇 개 글을 올리신 게 있는데, 회원가입을 해야 된다. 그래도 글은 열람이 안된다. 유료회원으로 가입해야하는데, 한달에 10만원이다. 12개월해도 120만원. 디씨도 없다.

1년 120만원을 들여서 그 이상의 환차익을 볼라면, 정말 정말 환율 예측이 정확해야할텐데. 그 정도일까... 하는 마음에 차마 가입은 하지 못했다.

이 책을 보고나서 대충 내가 향후 환율 예상을 해보자면 이렇다. 부동산 경기가 꺼질 것이고, 양극화로 경제가 안 좋아질 것이고, 중소기업이 약화되서 결국 경상수지도 악화될 것이고, 주식시장이 한번 내림세로 돌아서는 순간 환율은 상승할 것이다. 2008년과 같은 위기가 한 2년 내에 한번은 올 것이다....인데.

과연 1210원, 1120원에 산 2년째 묶여 있는 내 달러는 2년 내에 환차익을 볼 수 있을까. 환율이든 주식이든 뭐든 경제상황 예측은 정말 어렵구나.

                               

2012년 3월 20일 화요일

경영이란 무엇인가 - 조안 마그레타를 읽고.(3)





경영에 대한 얘기는 언제나 뜬 구름 잡는 얘기같다. 어찌보면 항상 당연하고 좋은 말들을 늘어놓고 이렇게 해야된다고 하는 식이랄까. 그리고 항상 미래를 예측하기보다는 잘 된 케이스를 가지고 이래이래서 잘 됐다고 얘기하고, 안 된 케이스를 가지고 이래이래서 안 됐다고 하니, 그걸 누가 못해? 라는 생각이 들곤했다.


그래도, 이 경영이란 무엇인가란 책은 읽을만한 가치가 있다. 위에 전제를 깔고 시작하기 때문이다. 경영에 정답은 없으며, 항상 그때그때 다르다 라는 것을 인정하고 최대한 다양한 예시를 들어서 이럴 때 이런 경영법이 좋았었다라고 얘기하기 때문이다.


그럼, 내가 다니는 삼성엔지니어링의 경우엔 어떨까. 과연 좋은 경영을 하고 있는 걸까. 이 책의 목차에 맞추어 함 정리해볼까.

경영이란 무엇인가 - 조안 마그레타를 읽고.(1)

경영이란 무엇인가 - 조안 마그레타를 읽고.(2)

7. 미래에 베팅 - 혁신과 불확실성.

정의 :
미래를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미래에 투자하는 것은 항상 불확실하다. 하지만 마냥 알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미래를 낙관하는 기업가 정신, 틀을 깨고 생각하는 혁신가 정신, 시대와 시장을 관찰하고 답을 얻어내는 통찰력, 한 번 베팅하면 쫄지않는 배짱이 있다면, 혁신이라는 위험한 비즈니스를 성공으로 이끌 수 있다.


주의점 :
가치와 시간, 리스크를 잘 이해하고 있어야 현명한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다.


핵심 Q :
이것은 투자할만한 사업인가?


예시 :
1970년대 펩시는 미국 콜라 시장에서 코카콜라에 한참 뒤져 있었다. 1등 업체가 되는 방법을 찾기로 한 펩시의 시장 조사팀은 고객들이 청량음료를 사서 마실 때 나타내는 행동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가족들이 콜라를 마시는 양의 한계는 집으로 들고 갈 수 있는 양만큼이었다.

여기서 힌트를 얻은 펩시는 콜라를 묶음으로 판매하는데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특히 콜라 용기를 보다 가볍게, 가능한 한 손에 들고 가기 편하게 만드는 데 집중했다. 그래서 펩시는 유리병 대신에 플라스틱 용기와 6개가 한 묶음이 아닌 더 많은 수를 팩으로 묶는 방식을 도입했다. 그 결과 지금 세계 어느 슈퍼마켓에 가든지 이를 볼 수 있게 됐다.

이런 혁신은 고객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조사한다고 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펩시가 혁신에 성공한 것은 다른 사람의 경험에서 힌트를 얻은 데다 열린 마음과 왜 그런가 하는 호기심으로 자세히 관찰한 덕분이다.

삼성엔지니어링 :
1998년에 위기를 맞았던 삼성엔지니어링이 2000년대에 이렇게 화려한 성장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반은 운이고 반은 능력이다. 운은 유가상승과 환율 상승. 달러로 돈을 받기에 환율 상승으로 환차익을 크게 봤고, 유가 상승으로 공장 발주가 늘었다. 유가가 상승하고 환율이 상승하니 그 곳에 기회가 있을 것이다라고 진입했다기 보단, 국내시장에서 성장 한계를 느끼고 해외시장 진입을 시도했는데 시장환경이 아주 딱 맞아떨어진 느낌이 강하다.

반면 중동시장의 진입과 화공플랜트 사업이 성공하자 과감하게 투자를 했다. 월급을 올리고, 직원을 확충했다. 직원이 2000년 말 기준 968명에서 2011년 말 기준 7500명으로 무려 750%이상 상승했다. (2000년 자료는 증권공시사이트 기준, 2011년 자료는 홈페이지 IR자료 기준). 더 많아진 인력으로 더 많은 사업을 수행했고 다시 인력을 충원하는 선순환을 탔다.

적어도 미래를 낙관하고 밀어붙이는 배짱만큼은 삼성엔지니어링에게 도움이 되었던 것이다.

8. 경영의 성과내기 - 당신이 먼저 집중하라

정의 :
파레토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이 법칙은 80/20법칙으로 더 잘 알려져 있으며 불균형 원칙으로도 불린다. 대개 한 회사의 매출액이나 이익의 80%는 20%의 고객 덕분에 벌어들인다. 또 이익의 80%는 20%의 제품에서 생긴다. 이 법칙을 알고 우선순위를 잘 배분해야 경영의 성과를 낼 수 있다. 파레토 법칙의 핵심은 대부분의 경우 몇가지 소수의 일들이 나머지 다른 일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것이다.


주의점 :
우선순위를 정한다는 것은 곧 자원배분을 결정하는 것인데, 이는 여러가지 난관을 각오해야하는 일이다. 포기할 때는 매몰 비용을 아쉬워하면 안된다.

핵심 Q :
무엇이 핵심 제품인가?
안되는 사업은 무엇인가?
그 안되는 사업을 지금 하지 않고 있는데 오늘 진출하겠는가?
만일 아니라면, 지금 그 사업에 대해 무엇을 해야하는가?


예시 :
e베이는 20%의 고객이 매출의 80%를 올려준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리고 20%의 고객들에 초점을 맞추고 그들이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20% 대부분이 맹렬 수집가들이라는 점을 알아냈다. 이에 e베이는 이 고객들을 따라다니는 광고전략을 전개하기로 했다. 다른 웹사이트들과 달리 주요 포털사이트에 광고 계약을 맺지 않고 이들 수집가들이 모이는 곳, 예를 들면 Doll Collector, Mary Beth's Beanie World 등과 같은 전문잡지에 광고를 실었고, 수집가들이 벌이는 교환 행사같은 곳에서 광고를 하는 전략을 폈다.

삼성엔지니어링 :
현재 삼성엔지니어링 홈피에서 찾을 수 있는 자료로는 파레토 법칙에 정확히 맞는 사례는 찾기 힘들다. 경영실적 자료에서 화공이 매출이 5조 9천억, 비화공이 3조 3천억으로 대략 2:1이 조금 안되는 비율이긴 하나, 넓게 보면 파레토 법칙이 적용된다고 하겠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주력산업은 지난 10년간 화공플랜트였다. 화공플랜트에 역량을 집중해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우고 사업주에게 인정을 받았다. 그리고 이 집중해서 키운 화공 플랜트에서 나온 이익으로 나머지 산업/발전/환경 플랜트를 키워와서 현재 이 비화공부문이 성장해서 파레토 법칙을 깬 긍정적인 상태라고 하겠다.




9. 인적자원관리 - 어떤 가치들이 왜 중요한가. 

정의 :
사람은 돈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직원이 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금전적인 보상외에도 직원들에게 행복, 신뢰, 책임감, 권한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주의점 :
직원들을 완벽하게 관리할 수 있다는 생각은 틀렸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자신이 관리 대상이 되는 것에 엄청난 저항감을 갖고 있다. 사람을 관리하는 일에 있어 궁극적인 목표는 사람을 관리하지 않는 것이다.

핵심 Q :
직원들이 조직의 목표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있는가?
직원들이 스스로 존중받고 있다고 느끼고 있는가?

예시 :
2000년 여름, 미국 통신노동자협회는 통신회사인 Verizon을 상대로 18일간의 파업을 실시했다. 파업의 쟁점 중 하나는 스트레스였다. 슽트레스의 가장 중요한 원인 중 하나는 서비스 직원들이 문장으로 된 멘트를 한 단어 한 단어씩 모두 준수해야 하는 버라이존의 업무 규칙이었다. 모든 통화를 다음과 같은 멘트로 끝내야 했다. "제가 오늘 고객님께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했나요?" 이런 버라이존의 업무 규칙은 직원들에게 '우리는 직원 여러분이 스스로 생각하고 적절히 행동하는 것을 믿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다. 이 끝맺음 멘트는 통화 고객이 직원을 정말 '멍청이'로 느끼게 했다.

삼성엔지니어링 :
삼성엔지니어링은 2000년 968명이던 직원이 2011년 7500명으로 늘고, 갑자기 회사가 커지며 다부문 조직으로 바뀌면서 직원들이 겪는 환경이 급격히 바뀌었다. 어려운 시절을 겪고 회사를 일으킨 간부조직과, 회사가 잘 나간다는 소식을 듣고 들어온 신입사원들은 서로 회사에 대한 생각이 다르다. 어렵고 힘든 시절, 조금 힘들어도 회사를 위해 희생해서 보람을 얻었던 경험과, 잘 나가고 연봉 많이 주는 걸 보고 회사에 들어왔고 조직보다는 개인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의 경험이 충돌하고 있다.

조직의 목표를 체화한 정도가 다른 두 집단이 얼마나 잘 어울릴 수 있는지가 삼성엔지니어링의 인적자원관리에서 가장 중요할 것이라 생각한다.


10. 결론. 

삼성엔지니어링의 2000년대 급성장과 성공은 일부의 운과 회사의 경영전략이 어우러져 나타낸 성과라고 생각한다. 환율, 유가 같은 시장환경의 도움이 있었고, 성장을 최우선 전략으로 삼아 '싸고 빠른' 공장을 짓는데 주력했다. 수시로 수치들을 점검하며 계획대로 성장하기 위해서  파레토의 법칙대로 경쟁력있는 화공플랜트에 집중하면서 신시장, 신사업분야를 개척했다. 스스로를 믿고 미래를 낙관하여 필요할 때 과감히 인력을 확충한 결과, 2000년대를 성공적으로 보낼 수 있었다.

10년이 지난 지금, 급성장에 의한 피로도, 직원계층간의 분리, '더 싸고 빠른' 업체들의 등장이 과제로 직면했다. 이제 어떤 경영전략이 필요한가? 제품에 비교하자면, 중저가 브랜드에서 명품브랜드로 들어가야 할 시기다. 이제는 성장 제일주의보다는 내면을 다지고, 직원들의 행복을 신경쓰며 마지막으로 싸고 빠를뿐만 아니라 품질도 최고인 회사를 만들기 위한 전략을 추진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삼성엔지니어링을 통해 경영이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리뷰해봤다. 경영이란 이것 저것 생각할 게 참 많은 분야지만, 한 마디만 뽑자면 '책임'인 것 같다. 책임을 질 용기를 가지고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제 때 선택을 내리는 것. 미루지 않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한 경영의 비법이 아닐까.


경영이란 무엇인가 - 조안 마그레타 를 읽고.(2)




경영에 대한 얘기는 언제나 뜬 구름 잡는 얘기같다. 어찌보면 항상 당연하고 좋은 말들을 늘어놓고 이렇게 해야된다고 하는 식이랄까. 그리고 항상 미래를 예측하기보다는 잘 된 케이스를 가지고 이래이래서 잘 됐다고 얘기하고, 안 된 케이스를 가지고 이래이래서 안 됐다고 하니, 그걸 누가 못해? 라는 생각이 들곤했다.


그래도, 이 경영이란 무엇인가란 책은 읽을만한 가치가 있다. 위에 전제를 깔고 시작하기 때문이다. 경영에 정답은 없으며, 항상 그때그때 다르다 라는 것을 인정하고 최대한 다양한 예시를 들어서 이럴 때 이런 경영법이 좋았었다라고 얘기하기 때문이다.


그럼, 내가 다니는 삼성엔지니어링의 경우엔 어떨까. 과연 좋은 경영을 하고 있는 걸까. 이 책의 목차에 맞추어 함 정리해볼까.

경영이란 무엇인가 - 조안 마그레타를 읽고.(1)


4. 조직 : 어디에 선을 그릴 것인가

정의 :
특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여러 개체나 요소를 모아서 체계 있는 집단을 이룸. 또는 그 집단.
경영자는 다음 세가지 선을 그을 줄 알아야 한다.
첫째는 경계선으로, 무엇을 회사 내부에서 할 것이며 무엇을 회사 외부에서 할 것인지를 정하는 것이다.
둘째는 조직도 상의 선으로 회사의 전체 조직이 부서별로 어떻게 나뉘고 서로 어떻게 관련되는지를 밝히는 선이다.
세번째는 거의 눈에 띄지 않지만 언제나 중요하게 작용하는 권한의 선을 들 수 있다. 이 선은 누가 무엇을 결정할 것인지 그리고 내부에서 일이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관한 것이다.


주의점 :
조직의 디자인은 회사의 전략 안에 녹아 있는 것이어서 때로는 어디까지가 전략이고 어디까지가 조직인지를 구별해서 이야기하기가 어렵다. 전략이 이렇게 역동적인 것인 만큼 조직도 전략에 따라 역동적으로 바뀔 수 있도록 유연해야 한다. 그러니까 조직에서 위와 같은 선들을 새로 그리는 일은 한 번으로 끝나선 안 되며 합당한 결과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핵심 Q :

회사는 어떻게 조직되어야 하는가. 이런 선들은 어떻게 그려져야 하는가. 더 커져야 하는가 더 작아져야 하나. 집중화인가 아니면 다양화인가. 중앙 집중형인가 아니면 지방 분권형인가. 위에서 아래로인가 아니면 아래에서 위로인가. 사원과 자산은 직접 소유하고 통제하는 것이 나은가 아니면 파트너끼리, 프리랜서들의 네트워크로 묶는 것이 좋을까. 우리는 왜 이런 질문들을 받을 때마다 항상 생각을 바꾸고 또 그 선들을 다시 그으려고 할까.


예시 :
1. 관리할 것이냐 살 것이냐.
GM은 1920년대 중반 생산규모와 제작 비용이라는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대 공급업체인 피셔바디를 인수했다. 그 결과 협력업체와의 조정이 잘 되면서 비용을 낮출 수 있었고, 둘째로 소유권을 확보하면서 중요한 원재료의 공급원을 보장받을 수 있었다.

2. 전체 조직을 부서별로 어떻게 나눌 것이냐.
1920년대 초반, 포드는 한 가지 모델만으로 제품의 범위를 제한 시켜 위에서부터 아래로 전달될 수 있는 조직으로 디자인하고 중앙집권적인 조직을 완성했다. 1920년 불황이 닥치자 자동차 수요는 크게 줄었지만, 포드는 제작비용이 워낙 낮았기 때문에 판매가를 25%나 낮출 수 있었다. 결국 시장 점유율 55%를 달성해 큰 성공을 거둔다.

GM은 포드의 저비용 모델T와는 정면으로 상대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에 다양한 제품과 고객 세분화를 전략으로 내세우고 새로운 조직구조인 다부문 회사로 전환한다. 각각 특정 고객에게 집중하고 있는 각 부문에게 자율권을 주었다. 반면 중앙 부문은 각 부문에 시장목표 시장 분야를 지정해 주고, 적절한 성과 지표를 제시해 디자인과 구매를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도록 도왔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3. 누구에게 얼만큼 권한을 줄것이냐.
1950년대 도요타는 불량의 원인을 잡아낼 수 있도록 근로자들에게 자율적 권한을 주었다. 이는 테일러와 포드의 오래된 전설, 즉 관리자들이 모든 생각을 다 하고 근로자들은 명령받은 대로만 해야 한다는 관행을 뒤엎은 것이다. 도요타는 관료주의를 없애고 종업원들의 참여를 늘리면서 제조 공정의 품질을 향상시켰다.

삼성엔지니어링 :

1. 관리할 것이냐 살 것이냐.
삼성엔지니어링은 아웃소싱을 극단으로 밀어붙이는 회사중에 하나다. 공장의 부품 하나 삼성엔지니어링이 만들지 않고, 설치하지 않는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제조업체를 이용하여 납품을 받고, 공사업체를 이용하여 공장을 짓는다. 유일하게 직접 생산하는 것은 설계도면인데, 이마저도 많은 부분 외주로 준다.  직접 모든 것을 다 하기엔 관련 프로젝트들의 액수가 너무 크기에, 이는 리스크를 줄이는 차원에서 나오는 어쩌면 당연한 해답이다. 동종업계중 제조업체나 공사업체를 소유한 회사는 내가 알기로는 아무도 없다. 다만 그로 인한 관리비의 증가는 어쩔 수 없다.

2. 전체 조직을 부서별로 어떻게 나눌 것이냐.
삼성엔지니어링이 덩치가 점점 커지면서, 점점 다부문 회사로 발전했다. 옛날에는 기능별로 본부가 있고, 그 안에 제품별 팀이 있었으나, 현재는 제품별로 3개 본부에 각 본부는 필요기능을 다 가지고 있다. 3개의 제품은 정유공장,화공공장, 발전/철강공장이며, 이에 따른 각 본부는 각자의 목표를 가지고 있으며, 성과를 따로 측정한다. 그 중 정유공장, 화공공장이 회사의 주력분야이며, 발전/철강은 회사의 미래 사업으로 키우는 중이라 할 수 있다. 회사의 규모를 생각해 볼 때, 제품별 조직은 좋은 전략이라고 할 수 있겠다.

3. 누구에게 얼만큼 권한을 줄 것이냐.
각 프로젝트 별로 사업관리, 설계, 조달, 공사 팀이 한 팀을 이루는 데 삼성엔지니어링은 사업관리 팀에게 막강한 권한을 밀어주고 있다. 이는 싸고, 빠르게를 가장 강조하는 회사의 전략때문인데, 사업관리 팀이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설계 조달 공사를 컨트롤 해 어쨌든 예산과 납기를 맞추게 하는 전략과 일치하는 조직이라고 할 수 있겠다.

5. 현실 직시 : 어떤 숫자가 왜 중요한가. 


정의 :
숫자는 언제나 무엇을 의미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숫자는 사람들이 실제로 진짜 하는 행동을 요약한 것이다. 


주의점 :
데이터 하나를 의미있는 이야기로 만들기 위해서는 맥락에 맞도록 가공해야 한다.

핵심 Q :
숫자들이 어떤식으로 나타나는가? 어떻게 진행 될 것인가?

예시 :
1970년대 포드 사의 핀토 때문에 미국인들은 비용-편익 분석의 기본을 알게 됐다. 이 차의 연료 탱크 디자인의 결함으로 최소한 59명이 사망했다. 고무 라이너를 보강하면 1억 3,700만 달러의 비용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그러나 자세히 계산해보니 화상을 입은 사람이나 사망자들에게 보상하고 장례식장에 꽃 보내는 돈까지 합해도 모든 비용이 4,950만 달러에 불과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비용-편익 분석 결과 핀토를 다시 디자인할 필요가 없다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삼성엔지니어링 :
삼성엔지니어링은 숫자들의 천국이다. 설계,조달,공사,사업에서 온갖 숫자를 분석하고 보고한다. 사실 보고하는 비중이 어마어마하게 커서 실제 업무에 지장을 줄 정도다. 보고하는 숫자들은 정말 다양한데 그중에서도 공기대비 스케쥴 진행 현황, 인력계획대비 인력투입현황, 발주물량 대비 현재 입고현황 등이 중요 숫자다. 스케쥴 준수를 최우선으로 하는 삼성엔지니어링의 특성상, 항상 현재 스케쥴이 준수되고 있는 지를 각종 숫자를 통해 체크하고, 준수되고 있지 못할 경우 계획을 대비하고 있다.

6. 진정한 핵심 : 사명과 측정 도구들. 



정의 :
숫자들의 측정은 단순히 숫자놀음에서 끝나면 안된다. 중요한 것은 이 측정도구를 통해 사명을 행동으로, 성과로 어떻게 연결시킬 수 있는 가 하는 점이다.



주의점 :
이익이란 경영의 적절한 목표도 지향점도 아니다. 이익은 적절한 목표와 지향점들을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바탕이다.


핵심 Q :
우리의 사명은 무엇인가? 이 사명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어떤 목표들을 달성해 나가야 하는가?


예시 :
1996년에 웰치는 6시그마 개혁운동을 시작했다. 그 측정도구란 그 자체가 이미 살펴봤듯이 품질 측정도구이다. 그러나 GE에서 확고하게 실행되면서 6시그마는 가치 창조의 모든 요소를 포함하는 프로그램이 됐다. 왜냐하면 6시그마 프로그램은 비즈니스를 다루는 데 시스템적 접근법을 요하기 때문이다. 프로세스는 맨 처음 고객들에게 그들이 생각하는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해 묻는 것부터 시작한다. 다시 말해 바깥에서 안으로의 관점으로 시작하는 것이다. 그러고 나서 GE는 그 공정의 모든 부분들, 즉 제품디자인에서부터 제조, 판매, 유통의 모든 공정들을 정렬시킨다. 시스템 전체가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 고객들이 원하는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꾸며지는 것이다.

삼성엔지니어링 :
http://www.samsungengineering.co.kr/ 삼성엔지니어링 홈페이지에서 찾아볼 수 있듯 삼성엔지니어링의 미션은 '2015년 세계 초일류 종합 엔지니어링 회사'이다. 이를 위한 4가지 전략으로 비즈니스 영역 확대, 창조적 마케팅 역량 강화, 차별적 경쟁력 확보, 조직공통 역량 강화를 내걸고 있다. 여기서 비즈니스 영역 확대, 창조적 마케팅 역량 강화는 주로 미개척 시장/국가에 진입하기 위한 노력이고, 차별적 경쟁력확보는 현재까지는 빠른 스케쥴, 경쟁력있는 가격을 의미한다. 조직공통 역량은 고급인재 영입, 육성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이 미션 달성을 성장위주로 생각한다. 세계 초일류 종합 엔지니어링 회사로 평가되는 Fluor, Technip등과 매출, 수주로 일단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미션의 측정도구도 주로 매출 증가율, 수주 증가율이다. 매년 목표 수주, 목표 매출을 세워놓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성장우선의 전략은 여태까지 성공적이라서, 2006년 매출액 2조 305억원에서 2011년 9조 2982억으로 무려 400%이상 성장했다.

화공/정유플랜트의 안정적인 캐시카우를 바탕으로, 산업/발전 플랜트로의 사업영역확장, 중동 사우디 아라비아의 안정적인 수주를 바탕으로, 다른 나라로의 시장진입이 성공적이었던 것인데, 아마 성장을 최우선 미션으로 삼고 매년 매출/수주실적 달성에 목숨을 걸었던 것이 현재까지 유효했던 것이라 생각한다.

2012년 3월 19일 월요일

벤처야설



itunes.apple.com/kr/podcast/id482462822


업데이트 일시 : 매주 일요일이나, 늦어지면 월요일, 화요일에도 올라옴.

분량 : 1시간 안팎

주제 : 벤처 투자관련 사항, 구인방법, 경영 노하우, 실패기, 성공기 등등

출연자 : 
진행 - 레인디 김현진 대표

진행을 맡고 있으며, 중간중간 멘트가 길어지면 정리도 담당한다.
호주에 혼자 유학갔다가 맨손으로 사업으로 성공하고 한국으로 돌아와서도 벤처기업 사장으로 잘 나가고 있으신듯.
노총각이라는 점이 약점으로 부각된다.


게스트1 - 블로그 칵테일 박영욱 대표

어린 나이에 벤처를 만들어 블로그 마케팅 분야를 개척했다. 
멘트가 적은 편으로, 주로 게스트에 대한 질문을 하거나, 자기의 경험담을 차분하게 덧대는 포지션. 
벤처업계에서 어린 사장의 고충, 아내와 아이를 키우는 가장으로서의 고충을 늘어놓기도 한다. 



게스트2 - 머니투데이 권일운 기자.

사진은 못구했다. 
IT업계 기자로서, 주로 업계 현황을 짚어주거나, 정부/산업관련 규정을 짚어주는 역할. 
가끔 게스트에게 정말로 자기가 궁금했던(돈관련) 질문을 하기도 한다.


게스트3 - 전 LB인베스트먼트 이정석 투자심사역, 현 LS 전략기획본부 M&A 파트. 

역시 사진은 못구했다. 
전 벤쳐캐피탈 투자심사역이었던 점을  살려, 주로 벤쳐 투자가 업장에서 분석하고 코멘트를 한다. 벤처업체-벤처 캐피탈의 관계에서 갑의 입장을 대변함. 어려운 얘기를 좀 많이 하심. 


어느 날 뭐 들을만한 팟캐스트가 없을까 하고 둘러보다가 최신 및 추천목록에 있어서 들어봤는데, 재밌어서 계속 듣고 있는 중이다. 포맷은 나꼼수의 영향을 강하게 받아서, 무형식, 무편집을 지향하고, 최대한 자유롭게 하고 싶은 말은 다 하는 방송이다. 

초반엔 주로 벤처를 하기위해 알아야 할 것들 - 투자, 구인, 정부과제- 등을 중점적으로 다뤘으나 최근 몇회는 성공한 벤쳐사장님, 망한 벤쳐사장님을 모시고 왜 성공했는지, 실패했는지에 대해 다루고 있다. 

듣다보면 두 가지 생각이 같이 든다. 아, 사실 벤쳐, 그렇게까지 어렵진 않구나. 뜻이 있고 좋은 사람들이 있으면 할 수 있구나. 반면, 아 존나 어렵구나; 아무나 하는 건 아니구나. 이런 생각도 든다. 

그래도 결국 드는 생각은, 에너지가 있는 사람들이 결국 성공하는구나 였다. 힘들어도 어떻게든 성공시키겠다는 생각이 있어야 버틸 수가 있고 좋은 결과가 나오는구나. 

고맙게도, 새로 벤처를 시작하는 사람들을 도와주기 위해 여러가지 애를 쓴다. 주 타겟층이 이제 막 벤처해보고 싶은 사람들로, 이렇게 하면 좀 더 쉽게 할 수 있다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방송의 목표. 

그래서, 오프라인 콘서트도 연다. 
참가 신청은 여기서. http://onoffmix.com/event/5835 
일시 : 3월 24일 14시~16시 30분
장소 : 강남 구민회관. 

벤처업을 하고 싶은 사람들은 꼭 들어야 할 방송이고, 아니더라도 아 저렇게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있구나 하고 모티베이션을 얻을 수 있으니 추천이다. 

지금 당장 구독을 시작하시길! 



2012년 3월 16일 금요일

경영이란 무엇인가 - 조안 마그레타 를 읽고.(1)


경영에 대한 얘기는 언제나 뜬 구름 잡는 얘기같다. 어찌보면 항상 당연하고 좋은 말들을 늘어놓고 이렇게 해야된다고 하는 식이랄까. 그리고 항상 미래를 예측하기보다는 잘 된 케이스를 가지고 이래이래서 잘 됐다고 얘기하고, 안 된 케이스를 가지고 이래이래서 안 됐다고 하니, 그걸 누가 못해? 라는 생각이 들곤했다.

그래도, 이 경영이란 무엇인가란 책은 읽을만한 가치가 있다. 위에 전제를 깔고 시작하기 때문이다. 경영에 정답은 없으며, 항상 그때그때 다르다 라는 것을 인정하고 최대한 다양한 예시를 들어서 이럴 때 이런 경영법이 좋았었다라고 얘기하기 때문이다.

그럼, 내가 다니는 삼성엔지니어링의 경우엔 어떨까. 과연 좋은 경영을 하고 있는 걸까. 이 책의 목차에 맞추어 함 정리해볼까.

1. 가치창조 : 회사 밖으로부터 안으로.

정의 :
고객에게 도움이 되는 것. 그것이 가격이든 시간 절약이든 뭐든.

주의점 :
제조업자식 사고방식은 안 된다. 고객 중심적 시각이 중요하다.

핵심 Q :
우리의 비즈니스는 무엇인가. 고객이란 누구인가. 고객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예시 :
맥도널드 사가 회사의 중심을 햄버거 사업으로 정했다면 세계에서 가장 좋은 햄버거를 만드는 데 온 신경을 집중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아마도 더 맛있고 더 비싼 햄버거를 만드는 회사가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빠르고 싼 햄버거를 회사가 되지는 못했을 것이다. 고객이 원하는 것이 '좋은' 햄버거가 아니라 '빠르고 싼' 햄버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면.

삼성엔지니어링 :
삼성엔지니어링이 고객에게 부여하는 가치는, 공장을 더 싸고 빠르게 원스탑 서비스로 만들어준다는 것이다. 공장을 짓는데는 설계 조달 공사 시운전의 단계가 필요하고, 이를 사업주가 일일이 모든 업체와 계약을 맺고 일을 할라면 엄청난 시간과 돈이 든다. 그냥 삼성엔지니어링에게 일정 금액을 주고 언제까지 지으라고만 하면, 삼성엔지니어링은 알아서 그 금액 안에서 공장을 지어준다.

그렇다면 삼성엔지니어링은 고객중심적으로 생각하고 있는가.  사업주는 좋은 공장을 더 싸게 빠르게 얻고 싶어한다. 삼성은 여기서 "싸고, 빠르게" 에 특화시키려고 노력함으로서 고객에게 만족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2. 비즈니스 모델 : 통찰을 사업화하기 

정의 :
회사나 조직이 고객과 모든 이해 관계자들을 위해 어떻게 가치를 창출하고 어떻게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그 방법을 담은 가정들을 모아놓은 것.
그 중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이란 지금 있는 다른 대안들에 비해 훨씬 좋은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다. 더 좋게 만들던가, 더 쉽게 팔던가.

주의점 :
비즈니스 모델은 누구나 이해하기 쉬워야한다. 비즈니스 모델은 세상이 변함에 따라 끊임없이 재점검하고 변화해야 한다.

핵심 Q :
우리 회사가 하는 일이 무엇인가. 무슨 가치를 변화시키는가. 고객이 움직이는 동기는 무엇인가.

예시 :
마이클 델은 1980년대 초 개인용  컴퓨터 시작에서 좀 더 나은 방식을 발견했다. 그는 불필요한 비용을 판매 시스템에서 없애면 사람들이 좀 더 싼 가격에 원하는 컴퓨터를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더 좋은 방식이란 당시에 PC 판매의 관행이었던 대리점 채널을 건너뛰고 직접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방법이었다. 델은 고객으로부터 직접 주문을 받아 필요한 부품을 사고 조립해 고객에게 직접 팔기로 했다. 그 방식이면 부품을 만들 공장과 설비는 물론 연구개발투자도 할 필요가 없었다. 고객들은 자기가 원하는 사양대로 제품을 받을 수 있었고 델은 중간 상인들에게 주는 마진을 없앨 수 있었다.

삼성엔지니어링 :
위의 가치에서 설명한 바랑 비슷하다. 공장을 짓기 위해선, 설계에선 라이센서-상세 설계업체,  조달에선 수많은 기계납품업체, 배관 납품업체, 공사에선 공사수행업체가 필요하다. 이를 사업주가 일일이 관리하는 대신 원스탑 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삼성의 비즈니스 모델이다. 이 비즈니스 모델은 유가가 오르고, 환율이 오르면 좋다. 유가가 오르면 산유국에 오일머니가 쌓여 더 많은 공장을 지으려 하기 때문에  수주할 물량이 더 많아진다. 대금을 달러로 받기 때문에, 환율이 오르면 환차익을 받아서 좋다.

다만, 국내 주택시장의 불황으로 우리나라 많은 건설업체가 이 업종으로 들어오고, 중국에서 더욱 싼 가격으로 이 시장에 들어오기 때문에, 향후 더 좋은 비즈니스 모델의 개발이 필요할 것 같은데, 이게 쉽지가 않다.

3. 전략 : 탁월한 성과를 내는 논리.

정의 :
전략이란 바로 남과 다르게 어떻게 잘할 것이냐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떤 고객과 시장을 상대할 것인지, 어떤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것인지, 어떤 가치를 창출할 것인지를 택하는 것이다.

주의점 : 모든 것을 잘하려 하는 것은 모든 것을 못하려 하는 것과 같다. 확실한 포지셔닝이 중요하다.

핵심 Q : 나의 핵심 경쟁력은 무엇인가? 아직 개척되지 않은 시장은 무엇인가?

예시 :
1950년대 미국 할인 소매업- 새로운 소매업자들은 슈퍼마켓 모델을 옷과 생활용품 그리고 다른 소비재 상품들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즉 비용을 절감함으로써 백화점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판매한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할인 소매점의 기본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생겨났다. 첫째, 백화점에 있는 카펫이나  샹들리에 같은 각종 시설들을 없앨 것. 둘재, 많은 양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매장 구성을 바꿀 것. 셋째, 판매원을 최대한 줄이고 고객이 스스로 알아서 고르고 사게 만들 것. 이런 요소들을 잘만 구성하면 싼 가격에 팔면서도 돈을 벌 수 있다는 아이디어였다.

삼성엔지니어링 :
삼성엔지니어링은 국내에서 가장 먼저 해외 시장을 공략한 경우중에 하나이다. 특히 중동쪽에 미리 진출하여 발판을 다져 놓음으로서, 다른 한국업체 대비 시장 선점 효과를 봤다.

다른 해외업체에 대한 경쟁력은, '싸고, 빠르게 그리고 비교적 품질도 괜찮게' 였다. 야근, 주말특근을 마다하지 않는 한국인 특유의 성실함과 외국 대비 싼 인건비, 그리고 괜찮은 교육수준으로  싸고, 빠르게 그리고 비교적 품질도 괜찮은 공장을 지을 수 있었고 이는 삼성엔지니어링의 차별화 포인트였다.

또 사사건건 계약서를 들이밀며 이래서 못하겠다 저래서 못하겠다는 다른 외국업체와 달리 일단 일을 진행시켜 놓고 나중에 대금을 청구하는 성실함도 외국인 사업주에게 크게 인정받은 부분이다.

나머지는 2편, 3편에서.


2012년 3월 6일 화요일

고민하는 힘 - 강상중을 읽고.


삶은 끊임없는 고민의 연속이다.
나는 누구인가?
돈이 세계의 전부인가?
무엇을 위해 일을 하는가?
변하지 않는 사랑이 있을까?

대개 이런 철학적이고 무거운 질문에 한 두번쯤 고민해보다 이내 잊어버린 채, 일상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지은이 강상중은 약간 비틀어서 이 질문들을 바라봤다. 옛날 사람들도 이런 고민을 했을까? 물론 철학자들이나 엘리트들은 이런 고민을 하면서 살았겠지만, 일반 대중들도 이런 고민을 하고 살았을까?

그렇지 않다는 것이 강상중의 생각이다. 이런 존재에 대한 질문은 근대 이후에 시작되었다. 중세 이전에는 내가 누구인지, 왜 사는지 사회에서 이미 답을 다 내려줬다. 그것이 제도건 신분이건 종교건 너는 선비의 자식이니 열심히 공부해서 출세하면 행복한거고, 저 놈은 푸줏간집 아들이니 열심히 돼지잡고 소잡고 살면 되는 것이라고. 그리고 사람들은 이에 대해 별로 의문을 갖지 않았기 때문에 오히려 지금 사람보다 행복했을 것이다.

이런 질문들은 근대에 들어, 개인이 사회의 주체로 나오면서부터 대중들이 고민하기 시작했다.  "자유"가 주어졌기 때문이다. 자유의 무게라는 것은 결코 가볍지 않다. 내 삶의 의미를 스스로 깨닫지 않으면 자유는 세상에서 가장 풀기 힘든 난제가 되어버린다.

저자 강상중의 경우에도, 자신의 정체성과 삶의 의미를 찾기는 쉽지 않았나보다. 재일교포라는 신분으로 한국인도 아니도 일본인도 아닌 경계인으로서 자아를 찾기는 역시 수월치는 않았을게다. 그래서 누구보다 고민을 많이 했단다. 결론은 더 고민하라는 거다. 단지, 혼자 끙끙 앓으며 고민하는 것은 피하라. 자아는 오직 타자와의 관계에서만 정립되기 있기에 최대한 많은 사람을 만나서 답을 갈구해야 한다. 그제서야 어렴풋이 내 삶의 의미를 깨닫게 될 것이다. 그리고 명심할 것은, 이 고민은 죽을 때까지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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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게 내 인생을 선택할 수 있다는 자유가 있다는 것을 몇 년 전에 알았다. 어른들이 하지 말라는 일을 하면 큰 일 나는 줄 알았다. 회사와서도 그랬다. 열심히 일해서 부장까지 일해서 애들 대학교까지 보내지 않으면 당장 내 인생 구렁텅이로 빠져들줄 알았다. 근데, 회사 다니기 싫다고 때려치고 나가서 잘 사는 녀석을 보고 깨달았다. 어라? 큰 일 안 나네?

갑자기 자유를 얻었다. 대기업을 다니지 않아도 되는구나. 안 죽는구나. 그리고는 거대한 고민이 몰아쳤다. 그럼 어떻게 하지? 난 뭐하고 살아야 되지? 그 때 이 책을 만나게 됐다. 아, 나만 그런게 아니구나. 다들 그렇게 고민하며 사는구나. 그리고 죽을 때까지 고민하며 사는구나.

이제서라도 고민을 하게 되서 다행이다. 고민없이 그냥 편한 인생만을 살다가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지만, 한 번 사는 인생 그렇게 바보같이 살다가면 죽을 때쯤 후회를 많이 했을 거 아니냐.  80년대 완성된 -이렇게 사는 것이 바람직한 인생이다-코스를 살며 아, 난 행복해하며 살다가 죽는 것보단 평생을 고민과 씨름하며 살더라도, 내 인생을 사는 것이 낫지 않겠나.

아마 고민하는 삶을 시작한 지금부터가 아무 고민없이 행복하다고 느끼며 살아온 지난 날보다 더 행복할 것이다. 브라보.

P.S 이 책의 주요 모티브가 나쓰메 소세키와 막스 베버인데, 잘 몰라서 저자에 100프로 공감하기는 어렵더라. 나쓰메 소세키, 막스 베버의 저서를 몇 권 읽고 다시 한번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