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6월 19일 일요일

[하우스 푸어 - 김재영] 을 읽고.


1. A라는 사람이 있다고 가정하자. 

자기돈 2억에 전세를 끼고 전세금 4억에 은행 대출 4억. 10억을 주고 집을 샀다. 
그런데 지금 집 값이 7억으로 떨어졌다면? 
자기 돈 2억은 이미 날라갔고, 집을 팔아도 8억 빚을 다 갚지 못하며, 1억을 더 벌어서 갚아야 된다. 그런데 당장 대출이자 내기도 빠듯하다. 집은 무조건 오른다는 믿음아래 과도한 빚을 지고 집을 산 죄다. 상황이 이러니 집은 팔지도 못하고, 대출금 갚느라 생활이 빠듯한 사람들. 집 값이 오르지 않으면 답이 없는 사람들을 이 책은 하우스 푸어라고 부른다. 집이 있는데 가난한 사람들. 
이 책의 계산에 의하면 대충 수도권이 100만, 전국 200만이 하우스 푸어다. 


2. 하우스 푸어가 이렇게 많아진 것은 5군데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은행, 정부, 건설사, 언론사 4명이 분위기를 조성하고, 시민들은 이 분위기에 부응했다. 부동산만 영원히 올라준다면 이 게임은 5군데 모두가 행복한 최상의 게임이다. 건설사는 집지어서 비싸게 팔아 돈 벌고, 은행은 대출해주고 이자 벌어먹고, 언론사는 광고를 받아먹으며, 정부는 경제를 살렸다는 명분으로 대권을 잡는다. 소비자는 비싸게 사더라도 결국 더 비싸게 팔아서 이익을 남긴다. 

문제는, 부동산이 떨어지면, 일단 소비자가 다 뒤집어쓴다는 점이다. 하우스푸어가 되봐야, 아무도 구제해주지 않는단 말이다. 

3. 소비자는 자기돈 20원 빚 80원으로 집을 사는 위험한 게임을 왜 했을까. 첫 째는 그래도 집값이 올라서 돈을 벌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고, 두 번째는 집은 꼭 있어야 한다라는 한국 사람특유의 집에 대한 집착 때문이다. 

하지만, 집값이 더 이상 오른다는 보장이 없는 시대, 대출을 껴서 집을 사는 것은 이제 더 이상 유효한 재테크 수단이 아니다. 20년 2억원 대출하는 경우와 9.3년 걸려 2억 원을 저축하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2억 원을 20년 만기, 금리 6.5%, 거치기간 없는 원리금균등분할 상황 조건으로 대출 시 한달에 갚아야 할 원리금은 149만 1146원이다. 매월 149만 1146원씩 20년 동안, 총 3억 6000만원을 은행에 갖다 바쳐야 2억원 대출이 종결된다. 반면, 비슷한 액수인 140만 원을 한 달에 한 번, 4.8% 복리금리, 일반과세로 저축하게 되면 약 9.3년 후 2억 원가량을 모은다. 2억 원 대출을 갚으려면 약 3억 6000만원을 은행에 갖다 바쳐야 하지만 저축으로 2억을 모을 때는 약 1억 6000만원을 은행에 예금하면 2억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매월 같은 금액을 은행에 불입하더라도 9.3년과 20년이라는 엄청난 시간 차이가 발생한다. 

 금리가 올라가면 시간의 격차는 더 벌어진다. 

4. 은행에 대출장사시켜주고 건설사 좋은 일 시켜서 남는 것은 20년 간 은행에 묶인 팍팍한 삶과 20년 늙은 시멘트 덩어리 집 하나 뿐이다. 집에 조금만 덜 투자하면, 대출끼고 사는 것보다 훨씬 많은 가처분 소득을 가지고 보다 많은 삶의 여유를 즐기며 살 수 있다. 부동산 불패의 신화는 미국에서 서브프라임 사태로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음이 증명이 됐다. 부동산은 이제 무조건 승리하는 재테크의 수단으로, 인생의 희생을 담보로 들어가기엔 불확실성도 너무 크고, 희생의 댓가가 너무 크다. 나 자신이 하우스 푸어가 되기 싫은 사람, 당연히 집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 시기이다. 부동산은 '사는 것'이 아니라 단지 '사는 곳'이다. 집은 인생의 가장 최종 목표가 되어선 안 된다. 그저 내 삶의 일부일 뿐이라고 생각해야, 하우스푸어가 되는 비극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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