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안철수 좋아한다.
그래서 안철수에 대한 관련 기사를 에버노트로 모아두고 있는데. 예전에 ‘안철수의 서재’라는 책의 서평을 여기서 봤었다. 이 블로그에 보면, 안철수가
추천하는 책 15권이 있는데, 아래와 같다.
1장 인생의 서
<학문의 즐거움>
<파인만씨 농담도 잘하시네>
<고민하는 힘>
<사랑의 기술>
<프랭클린 자서전>
<학문의 즐거움>
<파인만씨 농담도 잘하시네>
<고민하는 힘>
<사랑의 기술>
<프랭클린 자서전>
2장 경영의 서
<편집광만이 살아남는다>
<경영이란 무엇인가>
<성공하는 기업의 8가지 습관>
<실행에 집중하라>
<편집광만이 살아남는다>
<경영이란 무엇인가>
<성공하는 기업의 8가지 습관>
<실행에 집중하라>
<와이어드>
3장 전략의 서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역사란 무엇인가>
<손자병법>
<렉서스와 올리브 나무>
<세계명문가의 독서교육>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역사란 무엇인가>
<손자병법>
<렉서스와 올리브 나무>
<세계명문가의 독서교육>
이 중에, 파인만씨 농담도 잘하시네, 고민하는 힘, 경영이란 무엇인가,
세계명문가의 독서교육 4권을 읽었고 이 번에는 프랭클린 자서전을 읽었다.
왜 이 이야기를 꺼내냐면, 나는 자서전 종류를
잘 안 읽는다. 남이 써준 평전은 읽는데, 자서전을 잘 안
보려는 이유는 스스로 쓴 자서전에는 아무리 겸손하려 해도 어쩔 수 없이 새어나오는 성공한 사람 특유의 거만함이 싫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15권만큼은
내가 반드시 다 읽는다라고 마음먹었기에, 자서전을 읽게 됐다.
이게 표지인데… 다 읽고 블로그 쓸라고 찾아보니
어라. 프랭클린 자서전이 한 종류가 아니네?
요런 것도 있고 버전이 여러 개인가 본데… 안철수와
같은 책을 읽은 건지 잘 모르겠다만, 뭐 버전따라 그렇게 차이가 없으리라 믿고.
미국 건국의 아버지니, 읽기 전에도 대략 예상은
했다만, 상상 이상으로 대단한 사람이다. 벤자민 프랭클린.
인쇄소를 시작으로 사업을 시작하고 성공했고, 이
때의 인쇄소는 신문사의 역할도 겸해서 언론인으로서도 성공했다.
머리 좋은 친구들을 모아 클럽을 만들고 회원제 도서관을 시작해 성공시키고 나중엔 수많은
공공사업을 성공시켰다. 여기엔 대학 설립, 병원 설립도 포함된다.
갑자기 40대에 자연과학에 관심이 생기더니
전기분야에서 혁혁한 학문적 업적을 이루고 피뢰침을 발명한다. 유명한 연을 날려서 번개와 전기가 같은
것이라는 증명을 했던 일화가 여기서 나온 얘기다.
정치쪽으로 나가서 미국 대표로 활동하고, 독립전쟁에도
참여하고, 1783년 미국과 영국간의 평화조약을 체결해 미국의 독립을 이끌어 낸다.
마지막엔 법쪽에서도 활약, 미국 헌법의 기초를
닦고, 84세로 사망.
아마 이 정도면 위인전에 실린 모든 인물들의 커리어 중에서도 지존이다. 뭐 2등과도 어마어마하게 차이나는.
그런데 다행히 자서전이 그렇게 거북하지 않았다. 이 사람 의외로 소탈하고 겸손하다.
자, 어떻게 이렇게 인생이 성공적일 수 있을까
생각을 해봤는데 결론은 아래 세가지다.
1.
천재면서 공부하기 좋아한다.
여러 모로 천재중의 천재급으로 머리가 좋다. 어릴
때 형 몰래 익명으로 쓴 기사가 사람들에게 인정받을 정도로 머리는 애초에 뛰어났고, 사회적 문제가 생길
때마다 자기 신문에 익명이든 실명이든 글을 써서 여론을 자기 편으로 움직였던 걸 보면, 머리도 좋고
글도 잘썼다. 40에 갑자기 자연과학에 관심을 가지더니 저 정도 성과를 낸 거 보면, 일단 타고난 레벨이 다르다. 그런데, 어릴 때부터 아주 짧은 틈만 나면 책을 읽었다. 책 읽기가 취미이자 특기였는데, 뭐 안 읽어도 천잰데 독서까지 열심히 하고 평생 배우기를 쉬지 않았으니 이는 정말로 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
2.
대담하면서 겸손하다.
21세에 자기 사업을 시작하면서 그 이후의 모든 사업을
성공으로 이끌었던 배경에는 대담함 겸손함이 같이 있었다. 어느 정도의 리스크는 성공할 거라는 자신감과
안되면 어떻게든 막아내겠다는 대담함으로 감수할 줄 알았다. 가끔씩 보이는 위기에서 보증서는 장면을 보면, 어쩌면 대책없어 보이기도 하지만 승부를 걸어야할 때 승부를 걸 줄 아는 대담함이 보인다. 또, 논리로 압승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을
자극하지 않고 자기 의견을 관철시키는 노력을 할 정도로 겸손했다. 두 가지 덕분으로 천잰데 대인 관계도
좋았다.
3.
치밀하면서 허술한 면이 꽤 있다.
유명한 프랭클린 다이어리의 시초를 만든 사람인만큼 자기 관리가 치밀했는데, 또 어찌보면 허술한 면이 꽤 있다. 어릴 때 먼 친척의 돈을 맡아놓고선
망나니 친구에게 꿔줬다가 못 받아서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나, 젊을 때 친구랑 런던가서 어처구니 없는 실수들을
한 걸 보면 의외로 허술한 면이 많았다. 그런데 이 허술함이 주는 인간적인 면 때문에, 천재가 겪는 고독을 피해갔다. 주변에 사람이 모이고, 나중에는 그를 믿고 따른다. 그나마 하나 있는 단점인 허술한 면마저 점점 치밀한 관리로 줄여 나갔다는 것이
대단할 뿐. 결국 천잰데 대인 관계도 좋고 시간이 지나면 무조건 능력치가 올라가는 몬스터의 완성.
다른 위인전, 자서전을 읽을 때는 압도감, 경외심 이런 것들이 느껴지는데, 이 책을 읽고서는 살짝 어처구니
없는 느낌이 가장 강했다. 이 정도로 사람이 훌륭할 수 있단 말인가.
머리로는 죽어도 못 따라가고, 그나마 가장 본받고 싶은 것은 바로 겸손. 이 정도의 천재가 항상 스스로를 더 발전시키고자 했던 자세의 근원엔 겸손이 있었다. 보통 위인들은 개인의 능력을 최대치로 뽑아낸 개인의 성공이 대부분인데, 이 사람은 개인의 성공뿐만 아니라 결국엔 나라를 독립시키고 기초를 닦기까지, 국가의 성공을 이끌어냈다. 다른 위인전에 보이는 자만으로 인한 위기, 너무 튀는 천재성으로
인한 주변사람들의 질시가 없었던 건 바로, 이 사람이 겸손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위인들 중에서도 가장 큰 업적을 이룬 위인 중의 한 명이 될 수 있었고.
겸손하자. 발전이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