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6월 29일 금요일

프랭클린 자서전 – 벤저민 플랭클린을 읽고.





나 안철수 좋아한다. 그래서 안철수에 대한 관련 기사를 에버노트로 모아두고 있는데. 예전에 안철수의 서재라는 책의 서평을 여기서 봤었다. 이 블로그에 보면, 안철수가 추천하는 책 15권이 있는데, 아래와 같다.

 1 인생의
 <학문의 즐거움
 <파인만씨 농담도 잘하시네>
 <고민하는 >
 <사랑의 기술>
 <프랭클린 자서전>


2 경영의
 <편집광만이 살아남는다>
 <경영이란 무엇인가>
 <성공하는 기업의 8가지 습관>
 <실행에 집중하라>
 <와이어드>


3 전략의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역사란 무엇인가>
 <손자병법>
 <렉서스와 올리브 나무>
 <세계명문가의 독서교육>

이 중에, 파인만씨 농담도 잘하시네, 고민하는 힘, 경영이란 무엇인가, 세계명문가의 독서교육 4권을 읽었고 이 번에는 프랭클린 자서전을 읽었다.

왜 이 이야기를 꺼내냐면, 나는 자서전 종류를 잘 안 읽는다. 남이 써준 평전은 읽는데, 자서전을 잘 안 보려는 이유는 스스로 쓴 자서전에는 아무리 겸손하려 해도 어쩔 수 없이 새어나오는 성공한 사람 특유의 거만함이 싫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5권만큼은 내가 반드시 다 읽는다라고 마음먹었기에, 자서전을 읽게 됐다.

이게 표지인데다 읽고 블로그 쓸라고 찾아보니 어라. 프랭클린 자서전이 한 종류가 아니네?


요런 것도 있고 버전이 여러 개인가 본데안철수와 같은 책을 읽은 건지 잘 모르겠다만, 뭐 버전따라 그렇게 차이가 없으리라 믿고.


미국 건국의 아버지니, 읽기 전에도 대략 예상은 했다만, 상상 이상으로 대단한 사람이다. 벤자민 프랭클린.

인쇄소를 시작으로 사업을 시작하고 성공했고, 이 때의 인쇄소는 신문사의 역할도 겸해서 언론인으로서도 성공했다.
머리 좋은 친구들을 모아 클럽을 만들고 회원제 도서관을 시작해 성공시키고 나중엔 수많은 공공사업을 성공시켰다. 여기엔 대학 설립, 병원 설립도 포함된다.
갑자기 40대에 자연과학에 관심이 생기더니 전기분야에서 혁혁한 학문적 업적을 이루고 피뢰침을 발명한다. 유명한 연을 날려서 번개와 전기가 같은 것이라는 증명을 했던 일화가 여기서 나온 얘기다.
정치쪽으로 나가서 미국 대표로 활동하고, 독립전쟁에도 참여하고, 1783년 미국과 영국간의 평화조약을 체결해 미국의 독립을 이끌어 낸다.
마지막엔 법쪽에서도 활약, 미국 헌법의 기초를 닦고, 84세로 사망.

아마 이 정도면 위인전에 실린 모든 인물들의 커리어 중에서도 지존이다. 2등과도 어마어마하게 차이나는. 그런데 다행히 자서전이 그렇게 거북하지 않았다. 이 사람 의외로 소탈하고 겸손하다.

, 어떻게 이렇게 인생이 성공적일 수 있을까 생각을 해봤는데 결론은 아래 세가지다.

1.    천재면서 공부하기 좋아한다.
여러 모로 천재중의 천재급으로 머리가 좋다. 어릴 때 형 몰래 익명으로 쓴 기사가 사람들에게 인정받을 정도로 머리는 애초에 뛰어났고, 사회적 문제가 생길 때마다 자기 신문에 익명이든 실명이든 글을 써서 여론을 자기 편으로 움직였던 걸 보면, 머리도 좋고 글도 잘썼다. 40에 갑자기 자연과학에 관심을 가지더니 저 정도 성과를 낸 거 보면, 일단 타고난 레벨이 다르다. 그런데, 어릴 때부터 아주 짧은 틈만 나면 책을 읽었다. 책 읽기가 취미이자 특기였는데, 뭐 안 읽어도 천잰데 독서까지 열심히 하고 평생 배우기를 쉬지 않았으니 이는 정말로 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 

2.    대담하면서 겸손하다.
21세에 자기 사업을 시작하면서 그 이후의 모든 사업을 성공으로 이끌었던 배경에는 대담함 겸손함이 같이 있었다. 어느 정도의 리스크는 성공할 거라는 자신감과 안되면 어떻게든 막아내겠다는 대담함으로 감수할 줄 알았다. 가끔씩 보이는 위기에서 보증서는 장면을 보면, 어쩌면 대책없어 보이기도 하지만 승부를 걸어야할 때 승부를 걸 줄 아는 대담함이 보인다. 또, 논리로 압승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을 자극하지 않고 자기 의견을 관철시키는 노력을 할 정도로 겸손했다. 두 가지 덕분으로 천잰데 대인 관계도 좋았다.

3.    치밀하면서 허술한 면이 꽤 있다.
유명한 프랭클린 다이어리의 시초를 만든 사람인만큼 자기 관리가 치밀했는데, 또 어찌보면 허술한 면이 꽤 있다. 어릴 때 먼 친척의 돈을 맡아놓고선 망나니 친구에게 꿔줬다가 못 받아서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나, 젊을 때 친구랑 런던가서 어처구니 없는 실수들을 한 걸 보면 의외로 허술한 면이 많았다. 그런데 이 허술함이 주는 인간적인 면 때문에, 천재가 겪는 고독을 피해갔다. 주변에 사람이 모이고, 나중에는 그를 믿고 따른다. 그나마 하나 있는 단점인 허술한 면마저 점점 치밀한 관리로 줄여 나갔다는 것이 대단할 뿐. 결국 천잰데 대인 관계도 좋고 시간이 지나면 무조건 능력치가 올라가는 몬스터의 완성.

다른 위인전, 자서전을 읽을 때는 압도감, 경외심 이런 것들이 느껴지는데, 이 책을 읽고서는 살짝 어처구니 없는 느낌이 가장 강했다. 이 정도로 사람이 훌륭할 수 있단 말인가. 머리로는 죽어도 못 따라가고, 그나마 가장 본받고 싶은 것은 바로 겸손. 이 정도의 천재가 항상 스스로를 더 발전시키고자 했던 자세의 근원엔 겸손이 있었다. 보통 위인들은 개인의 능력을 최대치로 뽑아낸 개인의 성공이 대부분인데, 이 사람은 개인의 성공뿐만 아니라 결국엔 나라를 독립시키고 기초를 닦기까지, 국가의 성공을 이끌어냈다. 다른 위인전에 보이는 자만으로 인한 위기, 너무 튀는 천재성으로 인한 주변사람들의 질시가 없었던 건 바로, 이 사람이 겸손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위인들 중에서도 가장 큰 업적을 이룬 위인 중의 한 명이 될 수 있었고.

겸손하자. 발전이 있을 것이다.













2012년 6월 18일 월요일

자기혁명-박경철을 읽고.




1. 박경철의 자기혁명을 읽었다. 세상에 휘둘리지 말고 자기 기준대로 살아갈 수 있도록 자기혁명을 하라는 내용이다. 자기 혁명을 하기위해 몰입하고 집중하고 독서하고 생각해서 인고의 시간을 통해 깨달음을 얻어야 한단다. 이 이야기를 하는데, 399페이지를 쓰셨다. 엄청나다. 중간에 나오는 인용구들, 자기가 나름 생각한 인생이란 무엇인가, 삶이란 무엇인가, 왜 살아야하는가에 대한 대답들을 보면, 더 엄청나다. 여기서 느끼는 점은 세 가지다. 독서량이 어마어마하구나 하나. 이 아저씨 인생 진짜 치열하게 살았구나 둘. 이 아저씨 의사 아니면 경제학자처럼 보이는데 사실 철학자구나 셋

결국 이 책은 자기계발서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철학 책에 가깝다.  그런데 그 철학이 약간 선비냄새가 난다. 종교적인 느낌이기도 한데, 극한의 독서, 통찰, 여행을 통해 자기 수련을 거쳐 깨달음의 순간을 얻어야 한단다.  여기서 갑자기 다른 사람이 떠올랐다. 김어준

2. 김어준의 책 건투를 빈다, 그리고 닥치고 정치를 읽었었는데, 이 아저씨가 시종일관하는 이야기도 이 책과 똑같다. 세상에 휘둘리지 말고 자기 기준대로 살아라. 그런데 접근 방법은 정반대다. 박경철은 주로 독서를 통한 끊임없는 고민과 치열한 자기성찰을 통한 깨달음을 권하는 반면, 김어준은 여행과 일탈, 방황을 통해 자기의 한계가 어디인지 직접 부딪혀 알아나가는 방법을 권한다. 굳이 나누자면 간접경험파대 직접경험파랄까. 당대에 대중철학가 두 명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권하는 방법론이 이처럼 다르다는 점이 참 흥미롭다

3. 세상에 휘둘리지 말고 자기 기준대로 살기가, 쉽지가 않다. 가장 큰 이유는 항상 붙어살고 나에게 크나큰 영향을 미치는 아내, 부모님 뜻에 거스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이 사람들을 설득하는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 잘 되서 봐라, 니가 틀렸다. 남들처럼 똑같이 살지 않아도 이렇게 잘 먹고 잘 산다라고 잘 되고 나서 보여주는 방법밖에 없다. 그러니 사실 잘 되기 전까지 나랑 사랑해주는 사람들의 뜻에 반하여 살기란, 외롭고 고독하기 또 미안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4. 재밌는 건, 이렇게 세상의 기준대로 살지 않는 사람들끼리 어떻게든 서로 알아보고 만나게 된다는 거다. 박경철에게는 안철수가 있고, 김어준에게는 정봉주 주진우 김용민이 있다. 안철수도 대선출마 선언이 느려지면서 욕먹고 있고, 나꼼수 멤버도 총선이후로 많이 힘이 빠졌지만, 어쨌든 그들이 계속 함께 가리라는 점은 분명하다. 세상의 기준대로 살면서 만나는 관계들보다는, 이 쪽의 관계가 좀더 끈덕질 것이 틀림없기에.

5. 삼성엔지니어링이라는 대기업을 나와서 인터넷 스타트업에 들어와 일한지가 한 달이 다 되어간다. 아직까지 스스로에게도 100프로 떳떳하지 못해 사람들에게 다 알리지도 못했고, 이 길이 무조건 잘 된다는 보장이 없어 문득 불안하기도 하다. 하지만, 이 길로 와서 좋은 건 내가 좀 더 많은 경험을 하고 더 큰 인물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가 생긴 점이 하나, 나 같은 사람들을 계속 만나서 친구가 된다는 점이 하나다. 특히 지금 스타트업의 CEO가 나처럼 좋은 회사를 다니다가 애 낳고 일단 대책 없이 하고 싶은 거 하겠다고 나와서 법인을 차린 걸 보면, 세상이라는 기준 밖에 나와서만 만날 수 있는 경험과 사람이 있다는 건 분명한 듯하다.

6. 세상이라는 기준에 맞서 싸운 사람들만이 볼 수 있는 세상이 있다. 방법은 다를지언정 끝까지 싸워 깨달음을 얻으면, 사회에 울림을 주는 사람이 된다. 김어준, 박경철처럼. 나 역시 이제 세상이라는 기준에 맞서 나만의 자기혁명을 시작한다. 이 길에 끝에 나 역시 나만의 세상을 볼 수 있기를 바란다.  

2012년 6월 11일 월요일

세계 명문가의 독서교육 – 최효찬을 읽고.




1.       읽는 좋다. 어릴 적부터 좋아한 편인데, 따지고 보면 이는 아버지 덕분이다. 아버지는 독서광이시다. 주로 외국소설을 읽으시는 편인데, 장르는 추리소설, 서스펜스쪽이 많다. 초등학교 작은 방에 책장 개에 한가득 아버지가 사둔 책이 있었는데, 책들을 보는 것이 낙중에 하나였다

     아버지의 책을 보는 것은 나에게 여러가지로 득이 되는 활동이었다. 첫째는 어린 놈이 책을 읽는다 그러면 어른들이 칭찬을 해주는 것이다게다가 벌써 이런 책을? 하면서 가끔씩 천재소리도 해주곤 하니, 읽는 시늉만 해도 내겐 남는 장사였다. 번째는, 안에 어른들이 알려주지 않는 내용들이 많았다. 보통 어른들도 책을 읽어본 경우가 많아서, 내용에 뭐가 있는지 모른다. 그래서 어른들이 알려주지 않는 성적인 컨텐츠에 남들보다 먼저 접근할 있었다

     아직도 기억이 난다. 아이작 아시모프가 로봇에 나왔던 아주 짧게 묘사된 정사장면. 정확히 의미가 뭔지는 모르겠는데, 야릇한 흥분은 느낄 있었고 부모님 몰래 부분을 여러 읽었던 기억이 난다. 동기야 어쨌든, 읽는 내게 하나의 취미가 되었고, 지금도 틈틈이 좋아하는 책을 골라 읽고 있는 중이다.

2.       아버지도 책을 많이 읽고, 나도 읽는 편이니 아들도 당연히 독서를 많이 시켜야겠다 생각은 항상 하고 있었다. 얼마나, 어떻게 읽히느냐의 문제가 남아있었을 . 그러던 와중 어디선가 추천 도서로 봤던 목록 중에 제목이 맘에 들어서 사놨던 책이 있었다. 바로 최효찬씨가 세계 명문가의 독서교육이다

     뭐 내용은 예상한 바로 그대로다. 처칠, 케네디, 카네기 같은 세계 명문가의 위인들 모두 어릴 때부터 고전을 비롯한 많은 책을 읽었고, 토론해서 성공할 있었다는 내용이다. 어쩌면 너무 예상했던 대로의 내용이라 김이 샜다

     다 읽을 때쯤, 뻔한 내용으로 271페이지의 원고를 써낸 작가가 궁금해졌다. 알고 보니 대단하다. 일단 책을 쓰는데 참고한 참고문헌이 59권이다. 근데 이게 보통 인물 평전, 자서전 쪽이 많아서 한권에 4,500페이지 하는 책들이 보인다. , 책을 아저씨가 꽤나 독서광이시구나이제서야 앞에 작가소개를 다시 보니 이력도 특이하다.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기자생활을 하다 지금은 연세대 미디어 아트 연구소 전임연구원으로 매체 미학을 강의하신단다. 그리고 명문가, 위대한 유산이라는 주제로 강의 중이라고 하시네. 먼가 뻔하지 않은 인생을 산다는 느낌.

3.       작가 최효찬의 이름으로 구글링을 해보니 이런 인터뷰 나온다. 인터뷰가 재미있는 ,  ‘세계 명문가의 독서교육 자녀경영연구소 소장께서 사실 아들 교육을 직접 해보니 어렵다고 토로하는 뼈대다. 어느 정도 자기 아들에게 직접 자기가 공부한 적용하는 어렵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래도 나름대로 최대한 열심히 하고 있다고 고백을 하신다. 신문 스크랩을 꾸준히 시키고, 1년에 한번 아들과 둘이서 도보여행을 가고 아버지와 아들간의 편지쓰기를  실천하고 계신다.

4.       책을 읽고 가장 최종적인 소감은 이거다 : 책을 많이 읽은 아버지라면, 자식이 무조건 많이 읽기를 바라는 점은 같구나. 나보다 읽는 좋아하는 아저씨가 열심히 조사해서 책을 놨는데, 예상대로 명문가의 위인들은 어릴 때부터 책을 많이 읽었고, 이는 책을 읽도록 적극적으로 교육하는 부모님의 도움이 있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었다.   그리고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닌 가장 좋은 유도책은  부모가 책을 읽는 모습을 자식에게 보여주는 것이라는 .

5.       아들도 책을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 나보다 많이 읽고 나보다 잘난 넘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아들 앞에서 책도 많이 읽고, 아들과 함께도 많이 읽고, 읽은 후에는 토론도 많이 해야겠다. 독서리스트도 만들어서 관리해주고, 블로그도 알려주고. 생각만해도 좋구나. 언능 커라 아들아. 같이 읽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