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박경철의 자기혁명을 읽었다. 세상에 휘둘리지 말고 자기 기준대로 살아갈 수 있도록 자기혁명을 하라는 내용이다. 자기 혁명을 하기위해 몰입하고 집중하고 독서하고 생각해서 인고의 시간을 통해 깨달음을 얻어야 한단다. 이 이야기를 하는데, 399페이지를 쓰셨다. 엄청나다. 중간에 나오는 인용구들,
자기가 나름 생각한 인생이란 무엇인가, 삶이란 무엇인가,
왜 살아야하는가에 대한 대답들을 보면, 더 엄청나다. 여기서
느끼는 점은 세 가지다. 독서량이 어마어마하구나 하나. 이
아저씨 인생 진짜 치열하게 살았구나 둘. 이 아저씨 의사 아니면 경제학자처럼 보이는데 사실 철학자구나
셋.
결국 이 책은 자기계발서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철학 책에 가깝다.
그런데 그 철학이 약간 선비냄새가 난다. 종교적인 느낌이기도 한데, 극한의 독서, 통찰, 여행을
통해 자기 수련을 거쳐 깨달음의 순간을 얻어야 한단다. 여기서 갑자기 다른 사람이 떠올랐다. 김어준.
2.
김어준의 책 건투를 빈다, 그리고 닥치고 정치를 읽었었는데, 이 아저씨가 시종일관하는 이야기도 이 책과 똑같다. 세상에 휘둘리지
말고 자기 기준대로 살아라. 그런데 접근 방법은 정반대다. 박경철은
주로 독서를 통한 끊임없는 고민과 치열한 자기성찰을 통한 깨달음을 권하는 반면, 김어준은 여행과 일탈, 방황을 통해 자기의 한계가 어디인지 직접 부딪혀 알아나가는 방법을 권한다. 굳이
나누자면 간접경험파대 직접경험파랄까. 당대에 대중철학가 두 명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권하는 방법론이 이처럼 다르다는 점이 참 흥미롭다.
3.
세상에 휘둘리지 말고 자기 기준대로 살기가, 쉽지가 않다. 가장 큰 이유는 항상 붙어살고 나에게 크나큰 영향을 미치는 아내, 부모님
뜻에 거스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이 사람들을 설득하는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 잘 되서 봐라, 니가 틀렸다. 남들처럼
똑같이 살지 않아도 이렇게 잘 먹고 잘 산다라고 잘 되고 나서 보여주는 방법밖에 없다. 그러니 사실
잘 되기 전까지 나랑 사랑해주는 사람들의 뜻에 반하여 살기란, 외롭고 고독하기 또 미안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4. 재밌는 건, 이렇게 세상의 기준대로 살지 않는 사람들끼리 어떻게든 서로 알아보고 만나게 된다는 거다. 박경철에게는 안철수가 있고, 김어준에게는 정봉주 주진우 김용민이
있다. 안철수도 대선출마 선언이 느려지면서 욕먹고 있고, 나꼼수
멤버도 총선이후로 많이 힘이 빠졌지만, 어쨌든 그들이 계속 함께 가리라는 점은 분명하다. 세상의 기준대로 살면서 만나는 관계들보다는, 이 쪽의 관계가 좀더
끈덕질 것이 틀림없기에.
5. 삼성엔지니어링이라는 대기업을 나와서 인터넷
스타트업에 들어와 일한지가 한 달이 다 되어간다. 아직까지 스스로에게도 100프로 떳떳하지 못해 사람들에게 다 알리지도 못했고, 이 길이
무조건 잘 된다는 보장이 없어 문득 불안하기도 하다. 하지만, 이
길로 와서 좋은 건 내가 좀 더 많은 경험을 하고 더 큰 인물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가 생긴 점이 하나,
나 같은 사람들을 계속 만나서 친구가 된다는 점이 하나다. 특히 지금 스타트업의 CEO가 나처럼 좋은 회사를 다니다가 애 낳고 일단 대책 없이 하고 싶은 거 하겠다고 나와서 법인을 차린 걸
보면, 세상이라는 기준 밖에 나와서만 만날 수 있는 경험과 사람이 있다는 건 분명한 듯하다.
6. 세상이라는 기준에 맞서 싸운 사람들만이
볼 수 있는 세상이 있다. 방법은 다를지언정 끝까지 싸워 깨달음을 얻으면, 사회에 울림을 주는 사람이 된다. 김어준, 박경철처럼. 나 역시 이제 세상이라는 기준에 맞서 나만의 자기혁명을
시작한다. 이 길에 끝에 나 역시 나만의 세상을 볼 수 있기를 바란다.
지나가다가 문득 본건데 저도 김어준씨, 박경철씨의 책 덕에 뭐가 맞는 방법론인지 헤매었는데
답글삭제저보다 사회 선배신거 같은데 스타트업 축하드립니다. :-) 2012년 글이니 2013년인 지금은 어떻게든 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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