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4월 11일 수요일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를 읽고.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13년 연속 와튼스쿨 최고인기강의.
베스트셀러 4주연속 1위.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회사를 관둔 나로선 꼭 읽어봐야겠다 싶은 책이었다.

저자는 자기의 협상론은 일반적인 협상론과는 전혀 다르다고 하는데, 그렇지는 않다. 다른데서 하는 얘기 많이 한다. 상대방의 기분을 잘 살펴야 되고, 문화, 배경 감안해서 얘기해야 되고. 서로에게 윈윈으로 가는 방향으로 토론을 이끌어야 되고.

그것보다는. 이 아저씨의 '협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독특하다. 내가 해석하기로는, 이 아저씨의 협상 성공의 키워드는 '집요함' 그리고 '뻔뻔함'이다.

다른 사람들처럼 협상에 임하는 전략, 방법, 절차등은 그렇게까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이 협상으로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즉 목표가 무엇인지다.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 어떤 수단, 어떤 방법, 어떤 절차를 밟아도 상관없다. 목표만 이룰 수 있다면, 그것은 성공적인 협상이다. 내가 빌어도 상관없고, 상대방을 협박해도 상관없다. 뻔뻔하게 이 방법 저 방법 다 써가면서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것이 이 아저씨가 생각하는 협상의 성공론인듯하다.

방법으로도 여러 가지를 제시하는데, 다른 책에서 다 제시하는 인간적으로 친해지기, 선물하기 등등말고 가장 중요하게 보이는 두 가지가 있는데, 바로 표준을 이용하기, 그리고 제 3자를 이용하기이다.

표준을 이용한다는 거는 다른 말로는 말꼬리 잡기다. 니가 뭐뭐한다 그랬자나? 근데 왜 이래? 근데 이 방법이 꽤나 강력한 듯하다. 가령 이런 식이다. 셰너즈 길은 PNC 은행의 실수로 부당한 수수료를 무어야할 상황에 직면했다. 그는 매니저에게 "PNC의 실수로 발생한 수수료인데, 고객에게 청구하는 것은 부당하지 않나요?"라고 물었다. 매니저는 대답을 얼범렸다. 매니저로서 은행의 실수를 인정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셰너즈는 '고객을 위해 해결책을 만든다.' 라는 PNC의 광고 내용을 언급했다. 그리고 PNC가 어떻게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인지 물었고 결국 수수료를 환불받았다.

제 3자를 이용한다는 것은, 그 협상의 실제적인 영향력을 가진 사람에게 접촉하거나, 지금 협상하는 상대방이 의식하는 누군가를 협상에 이용한다는 것이다. 예시로 드는 사례가 이렇다. 화학 기업의 영업 책임자였던 스코트 브로드먼은 새로 확보한 거래처에 아주 좋은 조건을 제시했는데도 구매 담당자가 계속 추가 할인을 요구하는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그는 구매 담당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제 3자의 존재를 파악했는데, 알고 보니 제 3자는 끊임없이 할인을 종용하는 상대 회사의 사장이었다. 그래서 스코트는 구매 담당자가 사장에게 보여줄 수 있도록 업계 표준 가격 리스트를 뽑아주었다. 그리고 그는 더 이상 추가 할인을 요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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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자체를 이기는 방법보다도, 세상의 거의 모든 것이 협상대상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좋은 점이다. 보통 이런 협상론 관련 책은 회사업무를 대상으로 한다. 하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협상은 인생의 거의 모든 곳에 적용된다. 부모 자식관계, 연인 관계, 회사 상사와의 관계, 친구와의 관계, 선생님과의 관계 그리고 심지어 백화점에서 물건 값을 깎거나 원하는 서비스를 더 얻어낼 때 매장 직원과 손님의 관계에까지.

사실 보통 사람들은 협상을 시작하기조차 잘 하지 못한다. 초면에 뭐 하나 더 주시면 안될까요 하기가 겸연쩍지 않은가. 그러나 이 책에 따르면 대체 왜 안하냐는 거다. 뭐 하나 더 주시면 안될까요 해서 더 주면 좋고 안 줘도 밑지는 거 하나 없는데. 물론 무턱대고 이러면 안되고 이 책에서 얘기하듯 먼저 인간관계를 좀 쌓고 뭘 원하는 지 파악하고 제 3자가 누구인지 파악하고 어떤 말꼬리를 잡을까 생각하고 들어가야 되긴 하지만. 어쨌든, 시도해보란 거다. 또, 협상이란 과학적인 게 아니라서 어떤 말로 설명하기 힘든 것들이 많이 작용하기에, 연습만이 살 길이다.


자, 나도 이제 원하는 것을 얻어봐야겠따. 뻔뻔하게, 그리고 집요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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