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5월 30일 수요일

짝, 사랑 - 황상민을 읽고.


2010년에 결혼하고 이제 결혼 2년이 살짝 지난 시점. 동안은 비교적 적게 싸우고 괜찮게 지낸 편이라 생각했지만, 회사를 관두고 애기가 태어나면서 동안 안싸우고 피해왔던 갈등들이 터지기 시작했다. 계속 싸우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그렇게 좋아해서 결혼했는데 나는 이렇게 싸울까. 아내는 맘을 이렇게 몰라줄까

확실히 나만 하는 고민은 아닌 듯하다. 주위를 둘러보면 사실 결혼을 하고 나서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 나는 비교적 행복한 편이다. 결혼하기가 너무 어렵다. 특히 여자분들 같은 경우 일정 나이를 지나는 순간, 결혼에 성공하기 위한 난이도는 지수함수적으로 미친듯이 증가한다

, 황상민 교수가 책이 보여서 읽기 시작했다.   




며칠 김연아에 대한 발언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황상민 교수. 김어준의 표현대로라면 '무려' 하바드를 나온, 심리학계의 아이유다. 나는 김어준이 MBC 라디오 색다른 상담소를 진행할 No 상담이라는 코너에서 처음 황상민 교수를 알았다. 내용이 괜찮았다. 항상 괜찮아요 될거에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노력하라는 뻔한 상담 대신, 하지 마라 헤어져라 싸워라 독립해라 등등의 직설적인 상담을 해주는 코너를 열심히 들었었다. 며칠 전에는  tvN 스타 주식 서바이벌 '빅머니'에서 토니안을 상담해주는 역할로도 나오시더만

암튼 교수님이 쓰신 내용은 별로였다. 심리학 교수님답게 사람을 가지 유형으로 나누고 그에 따라서 결혼이 힘든 이유를 설명하시는데, 문제는 유형을 나누는 기준이 개라는 점이다. 결혼 /후로 나누면 결혼 전엔 맞춤형/감성형/패밀리형이 있고, 결혼 후에는 책임형/좀비형/보헤미안형이 있다. 겉모습/속마음으로 나누면 겉모습엔 자기관리형/환상형/솔로형이 있고 속마음에는 풍류형/규범형/종속형이 있다. 기준이 개에 각각 유형이 여러 개다보니 따라가기가 어렵다. 게다가 유형이 전부 독립적인 아니고 사람이 여러 가지 유형의 성질을 동시에 가질 수도 있다. 유형이름도 직관적이지도 않다. 권말엔 부록으로 자기가 어떤 형인지 알아보는 테스트도 나오는데, 계산방식마저 복잡해 해보지 않았다

에필로그에만 공감되는 내용이 있다. ' 스스로가 나의 짝이 되는 것을 인정할 있을 , 나를 사랑할 있을 나는 나의 짝을 찾을 있다.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있을 , 누군가가 나를 수용할 있다. 아니 내가 사람을 수용하게 된다. 이것이 짝의 핵심이다.' 부분만큼은 공감이 된다

결혼해보니, 짝과 맞춰 사는 책처럼 상대방을 분석하여 그에 대한 대비책을 실행하는 쪽집게식 해법이 통하는 곳은 아니다. 문제는 자신이다. 돌아보면 아내의 신호를 애써 외면해놓고는 몰랐다고 결백하다고 우기고, 속은 알아주지 않는다고 되려 역정을 부리곤 했다. 아내라고 다르지는 않다. 이러니 싸움이 싸움을 부르는 무한의 나선을 밖에 없고, 서로 지치고, 화해할 의지조차 남지않는다

며칠전에도 싸운 이유를 보면, 내가 이렇게 고생하는 이유는 아내를 위해서, 아이를 위해서건만 그것도 몰라준다고 서운한 한가득이었던 것이 이유였다. 가족을 위하는 마음을 가지는 거랑, 아내가 화가 이유는 별개거늘 변명뒤로 숨은 셈이다

스파이럴을 깨는 방법은, 에필로그에 나왔듯이, 어느 쪽이 자기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스스로에 대해 반성하고, 인정해야 상대방을 인정하고, 이야기가 통하기 시작하더라. 알았다면, 바로 실천하는 것이 정답이겠지. 물론 나부터. 이것마저 저쪽이 먼저 해주길 원한다면, 정말 답이 없다

암튼, 결론적으로, 이 모든 고난에도 불구하고, 난 내 짝과 함께 살아서 행복하다. 사랑해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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