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3월 16일 금요일

경영이란 무엇인가 - 조안 마그레타 를 읽고.(1)


경영에 대한 얘기는 언제나 뜬 구름 잡는 얘기같다. 어찌보면 항상 당연하고 좋은 말들을 늘어놓고 이렇게 해야된다고 하는 식이랄까. 그리고 항상 미래를 예측하기보다는 잘 된 케이스를 가지고 이래이래서 잘 됐다고 얘기하고, 안 된 케이스를 가지고 이래이래서 안 됐다고 하니, 그걸 누가 못해? 라는 생각이 들곤했다.

그래도, 이 경영이란 무엇인가란 책은 읽을만한 가치가 있다. 위에 전제를 깔고 시작하기 때문이다. 경영에 정답은 없으며, 항상 그때그때 다르다 라는 것을 인정하고 최대한 다양한 예시를 들어서 이럴 때 이런 경영법이 좋았었다라고 얘기하기 때문이다.

그럼, 내가 다니는 삼성엔지니어링의 경우엔 어떨까. 과연 좋은 경영을 하고 있는 걸까. 이 책의 목차에 맞추어 함 정리해볼까.

1. 가치창조 : 회사 밖으로부터 안으로.

정의 :
고객에게 도움이 되는 것. 그것이 가격이든 시간 절약이든 뭐든.

주의점 :
제조업자식 사고방식은 안 된다. 고객 중심적 시각이 중요하다.

핵심 Q :
우리의 비즈니스는 무엇인가. 고객이란 누구인가. 고객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예시 :
맥도널드 사가 회사의 중심을 햄버거 사업으로 정했다면 세계에서 가장 좋은 햄버거를 만드는 데 온 신경을 집중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아마도 더 맛있고 더 비싼 햄버거를 만드는 회사가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빠르고 싼 햄버거를 회사가 되지는 못했을 것이다. 고객이 원하는 것이 '좋은' 햄버거가 아니라 '빠르고 싼' 햄버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면.

삼성엔지니어링 :
삼성엔지니어링이 고객에게 부여하는 가치는, 공장을 더 싸고 빠르게 원스탑 서비스로 만들어준다는 것이다. 공장을 짓는데는 설계 조달 공사 시운전의 단계가 필요하고, 이를 사업주가 일일이 모든 업체와 계약을 맺고 일을 할라면 엄청난 시간과 돈이 든다. 그냥 삼성엔지니어링에게 일정 금액을 주고 언제까지 지으라고만 하면, 삼성엔지니어링은 알아서 그 금액 안에서 공장을 지어준다.

그렇다면 삼성엔지니어링은 고객중심적으로 생각하고 있는가.  사업주는 좋은 공장을 더 싸게 빠르게 얻고 싶어한다. 삼성은 여기서 "싸고, 빠르게" 에 특화시키려고 노력함으로서 고객에게 만족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2. 비즈니스 모델 : 통찰을 사업화하기 

정의 :
회사나 조직이 고객과 모든 이해 관계자들을 위해 어떻게 가치를 창출하고 어떻게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그 방법을 담은 가정들을 모아놓은 것.
그 중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이란 지금 있는 다른 대안들에 비해 훨씬 좋은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다. 더 좋게 만들던가, 더 쉽게 팔던가.

주의점 :
비즈니스 모델은 누구나 이해하기 쉬워야한다. 비즈니스 모델은 세상이 변함에 따라 끊임없이 재점검하고 변화해야 한다.

핵심 Q :
우리 회사가 하는 일이 무엇인가. 무슨 가치를 변화시키는가. 고객이 움직이는 동기는 무엇인가.

예시 :
마이클 델은 1980년대 초 개인용  컴퓨터 시작에서 좀 더 나은 방식을 발견했다. 그는 불필요한 비용을 판매 시스템에서 없애면 사람들이 좀 더 싼 가격에 원하는 컴퓨터를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더 좋은 방식이란 당시에 PC 판매의 관행이었던 대리점 채널을 건너뛰고 직접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방법이었다. 델은 고객으로부터 직접 주문을 받아 필요한 부품을 사고 조립해 고객에게 직접 팔기로 했다. 그 방식이면 부품을 만들 공장과 설비는 물론 연구개발투자도 할 필요가 없었다. 고객들은 자기가 원하는 사양대로 제품을 받을 수 있었고 델은 중간 상인들에게 주는 마진을 없앨 수 있었다.

삼성엔지니어링 :
위의 가치에서 설명한 바랑 비슷하다. 공장을 짓기 위해선, 설계에선 라이센서-상세 설계업체,  조달에선 수많은 기계납품업체, 배관 납품업체, 공사에선 공사수행업체가 필요하다. 이를 사업주가 일일이 관리하는 대신 원스탑 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삼성의 비즈니스 모델이다. 이 비즈니스 모델은 유가가 오르고, 환율이 오르면 좋다. 유가가 오르면 산유국에 오일머니가 쌓여 더 많은 공장을 지으려 하기 때문에  수주할 물량이 더 많아진다. 대금을 달러로 받기 때문에, 환율이 오르면 환차익을 받아서 좋다.

다만, 국내 주택시장의 불황으로 우리나라 많은 건설업체가 이 업종으로 들어오고, 중국에서 더욱 싼 가격으로 이 시장에 들어오기 때문에, 향후 더 좋은 비즈니스 모델의 개발이 필요할 것 같은데, 이게 쉽지가 않다.

3. 전략 : 탁월한 성과를 내는 논리.

정의 :
전략이란 바로 남과 다르게 어떻게 잘할 것이냐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떤 고객과 시장을 상대할 것인지, 어떤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것인지, 어떤 가치를 창출할 것인지를 택하는 것이다.

주의점 : 모든 것을 잘하려 하는 것은 모든 것을 못하려 하는 것과 같다. 확실한 포지셔닝이 중요하다.

핵심 Q : 나의 핵심 경쟁력은 무엇인가? 아직 개척되지 않은 시장은 무엇인가?

예시 :
1950년대 미국 할인 소매업- 새로운 소매업자들은 슈퍼마켓 모델을 옷과 생활용품 그리고 다른 소비재 상품들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즉 비용을 절감함으로써 백화점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판매한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할인 소매점의 기본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생겨났다. 첫째, 백화점에 있는 카펫이나  샹들리에 같은 각종 시설들을 없앨 것. 둘재, 많은 양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매장 구성을 바꿀 것. 셋째, 판매원을 최대한 줄이고 고객이 스스로 알아서 고르고 사게 만들 것. 이런 요소들을 잘만 구성하면 싼 가격에 팔면서도 돈을 벌 수 있다는 아이디어였다.

삼성엔지니어링 :
삼성엔지니어링은 국내에서 가장 먼저 해외 시장을 공략한 경우중에 하나이다. 특히 중동쪽에 미리 진출하여 발판을 다져 놓음으로서, 다른 한국업체 대비 시장 선점 효과를 봤다.

다른 해외업체에 대한 경쟁력은, '싸고, 빠르게 그리고 비교적 품질도 괜찮게' 였다. 야근, 주말특근을 마다하지 않는 한국인 특유의 성실함과 외국 대비 싼 인건비, 그리고 괜찮은 교육수준으로  싸고, 빠르게 그리고 비교적 품질도 괜찮은 공장을 지을 수 있었고 이는 삼성엔지니어링의 차별화 포인트였다.

또 사사건건 계약서를 들이밀며 이래서 못하겠다 저래서 못하겠다는 다른 외국업체와 달리 일단 일을 진행시켜 놓고 나중에 대금을 청구하는 성실함도 외국인 사업주에게 크게 인정받은 부분이다.

나머지는 2편, 3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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